코로나19에 사태에 일부 시민들은 기부를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한 기초 생활수급자가 자신의 형편에도 불구하고 성금을 기탁해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3일 뉴스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60대 기초생활수급자 강모씨는 지난달 27일 길음2동 주민센터를 찾아 118만7360원을 기부했다. 강모씨는 다리가 불편해 지체장애 5급을 판정받아 어려운 삶을 사는 가운데 7년간 유지하던 암보험을 해지하고 성금을 기탁했다. 강씨는 "코로나19와 싸움을 벌이고 있는 대구 시민을 위해 꼭 써달라"라고 말했다. 담당 업무를 맡은 한지용 주무관은 강씨의 기부 의사를 처음에 거절했다. 하지만 강씨는 성금을 내기 위해 주민센터를 이후 두 번이나 더 찾았고, 주무관은 강씨의 의지를 끝내 막을 수 없었다.
감동적인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사연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된 50대 대구시민 A(56)씨는 3일 오전 길음동 주민센터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같은 액수를 보낸다"고 전화했다. A씨는 강씨가 기부한 금액과 동일한 18만7360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납부하며 "그분(강씨)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대구경북지역 주민들의 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는 따뜻한 마음이 서울에서 대구로, 다시 대구에서 서울로 전해졌다
◇ 워싱턴주 비상사태 선포 : 이에 따라 워싱턴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제이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는 "주정부에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자원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며 "지금은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상식적인 사전 예방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 감염경로 불분명한 사례 속출 : 이뿐 아니라 미국에서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감염 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사망자가 다른 확진자와 접촉했는지 혹은 여행을 통해 감염됐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이미 확산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CDC는 현재까지 미국에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사례가 4명 더 있다며 1명은 오레곤주, 1명은 워싱턴주, 다른 2명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생각보다 코로나19가 미국에 널리 퍼졌을 수도 있다며 미국에서도 한국처럼 코로나19가 폭발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발 탑승객을 격리하는 것과 한국인을 중국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 한국발 탑승객을 14일간 격리하는 건 한국에서 출발했으면 한국인이나 중국인이나 모두에게 적용된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 중국 사회에서 한국인을 격리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랴오닝성(遼寧省) 성도인 선양(沈陽)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선양은 6.25 당시, 중공인민지원군 사령관 겸 정치위원인 펑더화이(彭德懷)와 동북군구 사령원인 가오강(高崗)이 한반도 출병을 준비한 곳이자 청나라의 수도 성경(盛京)일 때는 청나라(淸) 제2대 황제 홍타이지(皇太極)가 친정에 나서 병자호란을 일으켰던 곳이다. 그 중심부에 서탑(西塔)이 있다. 서탑은 홍타이지가 병자호란을 승리로 이끈 뒤 1640년에 세웠다. 하지만 그 탑은 사라졌고 지금 세워진 서탑은 지난 1998년에 복원된 것이다.
이 서탑을 중심으로 중국 동포들이 큰 상권을 형성했다. '서탑가'(西塔街)라는 상권이 형성된 지 120년이 넘는다고 한다. 지린성(吉林省) 옌볜조선족자치주(延边朝鲜族自治州) 다음으로 가장 많은 조선족이 모여 살고 있다. 한글로 된 간판을 쉽게 볼 수 있고 음식점, 백화점, 쇼핑센터 등이 자리 잡았고 조선족 학교와 동포 교회도 있다. 말이 통하고 입맛이 맞다 보니 한국인들도 자주 찾는 곳이다. 이곳에서 거주하는 한국인도 천 명 정도 된다. 중국 동포와 한국인이 국적에 상관없이 같이 한 핏줄로 어우러진 ‘코리아 타운’이다.
그런데 중국인들 사이에서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급속히 전파된 뉴스가 주목을 받았다. 내용은 이렇다. “선저우(沈州)병원에서 오늘 한국에서 온 한 명이 사망했습니다. 현재 밍롄거리(明廉街)가 봉쇄돼 출입이 안 됩니다. 모두들 선저우 병원, 밍롄 거리, 서탑가에 가지 마세요. 이 사람이 돌아온 지 나흘이 지나도록 어디를 다녔는지 모르겠습니다.” 출처가 불분명하지만 현재 극도로 예민한 중국인들에게는 제대로 통하는 '지라시' 정보다. 확인 결과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 선저우 병원은 최근 외국에서 선양으로 들어온 환자도 없을뿐더러 진료한 적조차 없다고 밝혔다. 밍롄거리와 서탑가는 봉쇄되지도 않았고 차량도 정상적으로 운행하고 있다. 파장이 커지자 경찰이 수사에 나서 바로 범인을 잡았다. 54세 리우(刘) 모 씨는 84명이 들어있는 위챗 단체 방에 그럴싸하게 가짜 뉴스를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이게 처음이 아니다.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한국인이 모여 사는 서탑에 대한 부정적인 낙인효과를 주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다. 마치 구청 관계자의 경고처럼 쓴 가짜 뉴스도 있다. 내용을 보면 “어젯밤 국내에 도착한 한국발 비행기에서 한국관광에 다녀온 중국인들이 선양에서 많이 내렸습니다. 관련 부문은 지금 이들에 대해 단속 통제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무단이탈이 있는 것으로 의심됩니다. 당분간 서탑 지역으로 가지 말고 냉면, 불고기 등 음식점을 가까이하지 말 것을 권고합니다. 관련 부문은 탑승객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 행방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또 있다. “26일 서울-선양행 항공편에서 한국인 바이러스 감염 의심 사례가 4명 발견돼 격리됐지만, 동행한 2명이 도망쳤습니다. 코리아타운에서 출근하고 커젠(克俭)동네에 거주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황구구(皇姑區) 정부는 모레부터 코리아타운과 서탑에 가까운 야밍시장(亚明市场), 창장 아침시장(长江早市), 27시장(二七市场), 주장다리(珠江桥) 밑의 아침 시장을 전부 철시하기로 했습니다. 근처에 사는 친구들은 내일 나가서 채소, 고기, 계란 같은 걸 많이 사 오세요. 마트는 정상 영업합니다.”
이런 가짜 뉴스에 꼭 포함되는 키워드는 ‘서탑’과 ‘코로나19’다. 문제는 이런 가짜 뉴스가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한국인을 중국사회로부터 고립시키고 격리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러다 보니 서탑에서 한 달 넘게 장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인 음식점이나 가게는 앉아서 직격탄을 맞았다. 빈총에 여럿 죽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장어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는 권일 봉천장어 대표는 지난달 22일부터 한 달 넘게 쉬었는데 지난주 월요일 하루 반짝 문을 열었다가 또다시 구청 공상국으로부터 휴업 명령을 받았다. 서탑에 있는 하나은행도 다음 달 6일까지 영업을 중단했다. 이유는 서탑 일대가 한국인들이 많아 방역 당국에서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언제 또다시 문을 열 수 있을지 막막하다. 서탑의 음식점과 가계 사정이 일반이다. 이런 사정에도 권일 봉천장어 대표는 취재진에게 자신의 고향이 대구인데 요즘 코로나19로 대구가 어려울 텐데 돕고 싶다며 성금 6천 위안(백만 원 정도)을 건넸다. 가계 운영도 오늘 내일을 모르는 판에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을 전했다.
최근에 코로나19가 한국에서 기승을 부리자 중국 공무원이 예정된 인터뷰를 거절했다. 상부에서 한국 기자를 만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코로나19에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선양에 있어서 별문제가 없다고 했더니 어차피 한국 기자들은 한국 사람을 많이 만나기 때문에 언제든 위험하다는 것이다. 한국사람 전체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거나 감염될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어찌 이 공무원만의 얘기뿐이겠는가. 지금 중국인이 한국인을 바라보는 눈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