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장수

일상다반사 2023. 2. 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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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장수

인도 어느 마을에 한 낙타 장수가 살았다.

집안 대대로 큰 부자였으나 갑자기 가세가 기울어 가난해졌다.

그가 가난해지자 여태껏 그를 따르고 아껴주던 친척과 친구들이 몰라라 외면하기 시작했다.

낙타장수는 이런 고향이 싫어서 외국으로 떠나버렸다.

그는 외국에서 열심히 일을 하여 엄청난 돈을 모았고, 다시 백만장자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친척과 친구들은 좋은 음식과 음악을 마련해 그를 맞을 준비를 했다.

이 사실을 안 그는 일부러 하인들이 입는 옷을 입고, 하인들의 행렬 맨 앞에 서서 걸어갔다.

드디어 수많은 하인들과 온갖 귀한 물건들을 실은 낙타들의 행렬이 마을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낙타장수가 보이지 않자 마을 사람은 맨 앞에서 걸어오고 있던 하인에게 물었다.

"당신의 주인은 어디 계시오?"

질문을 받은 하인은 다름 아닌 낙타장수였다.

하지만 마을 사람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성공한 그가 이런 초라한 모습으로 돌아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 뒤쪽에 오고 계십니다."

낙타장수는 시치미를 뚝 떼고 이렇게 대답했다.

아무리 찾아보아도 그럴 듯한 사람이 보이지 않자, 친척들은 다시 뒤쪽에서 따라오는 사람에게 물었다.

"당신의 주인은 어디 계시오?"
"그 분은 맨 앞에 계시는데, 못 보셨나요?"

마을사람들은 다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어 겨우 낙타장수를 찾아냈다.

"우리가 일부러 마중을 나왔는데, 뒤에서 걸어온다고 거짓말을 한 것은 무슨 까닭이오?"

사람들은 화를 내며 낙타장수를 나무랐다.

낙타장수는 냉정하게 그들에게 말했다.

"지난날 내가 가난했을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당신네들이 이렇게 마중을 나오고 잔치를 벌여주는 것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벌어온 재산 때문이지 않습니까?

당신들이 기다리던 나의 재산은 저 뒤에 오는 낙타 등 위에 실려 있기 때문에 그렇게 대답했던 것 뿐입니다."

낙타장수의 대답을 들은 마을 사람들은 너무도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불나비는 불을 보고 따라가듯이,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재산을 보고 따라가는 이런 부끄러운 사람들이 되지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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