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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의 미학

가끔은 어리석게 살아보자!

다람쥐는 가을이 오면 겨울 양식(糧食)인 도토리를 부지런히 땅에 묻어 두는데, 묻은 장소(場所)를 다 기억(記憶)하지 못한다고 한다.

결국 다람쥐의 겨울 식량(食糧)이 되지 못한 도토리는 나중에 도토리나무가 되어, 다시 다람쥐에게 도토리를 선물(膳物)한다.

다람쥐의 기억력(記憶力)이 탁월해서, 묻어 둔 도토리를 전부 찾아 먹어 버렸다면 산속에 도토리나무는 씨가 말랐을 거다.
다람쥐는 어리숙함 때문에 또 다른 식량(食糧)을 받게 되는 것이다.

요즘 世上에 어리석은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모두 영리하고, 똑똑하고, 계산(計算)이 빠르며 이문(利文)에도 밝다.
영리하다 못해 영악하기까지 하다.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기지(其智)는 가급(可及)하나 기우(其愚)는 불가급(不可及)하다.
똑똑한 사람은 따라 할 수 있으나, 어리석은 자는 흉내 낼 수 없다."

사람은 영리해지기는 쉬워도 어리석어지기는 힘들다.
그만큼 어리석음을 따라 하기가 더 힘들다.
자기를 낮추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악한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傷處)를 줄 수 있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사랑받을 수 있다.

사람에게 허점(虛點)이 있으면 다른 사람이 그걸 채워 주려고 한다.
사람 관계(關係)가 그런 것이다.

서로의 모자람을 채워 주고, 어리석음을 감싸주고, 미숙함을 배려(配慮)해 주는 것이 인간관계를 형성해 주기 때문이다.

똑똑하여 남에게 배울 게 없는 사람은 외로워진다. 남이 다가가지 않기 때문이다.
가끔은 일부러라도 모르는 척, 어리석은 척, 못난 척하며 사는 것이 도리어 도움이 될 때도 있다.

학문은 배우고 익히면 될 것이나 연륜(年輪)은 반드시 밥그릇을 비워내야 한다.
그러기에 나이는 거저먹는 게 아니다.

노년(老年)의 아름다움은 성숙(成熟)이다. 성숙(成熟)은 깨달음이요 깨달음엔 지혜(智慧)를 만나는 길이다.

손이 커도 베풀 줄 모른다면 미덕(美德)의 수치요. 발이 넓어도 머무를 곳 없다면 부덕(不德) 때문이라는 것을.

지식(知識)이 겸손(謙遜)을 모르면 무식만 못하고 높음이 낮춤을 모르면 존경(尊敬)을 받기 어렵다는 것을.

世上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로 하여 무거운 것임을.
歲月이 나를 쓸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로 하여 외로운 것임을.

사람의 멋이란!!
人生의 맛이란!!
깨닫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것!!
보라. 平生을 먹고사는 저 숟가락이 飮食 맛을 알더냐?
가끔은 어리석게 살아보자.

고구려 온달 장군은 백제와 한강을 사이에 두고 아차산성을 지키는 유명한 장수인데도 한때 바보 온달이라고 하잖아요?
자기를 낮추고 겸손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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