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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미안합니다...★

세월이 불러주지 않아
딱히 어디 갈 곳도 없으면서
집으로 빨리 들어오라는 당신에게
"나 바빠"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지칠 때로 지쳐 봤으면서
어깨 좀 주물러 달라는 당신에게
"나나 주물러주라"며 귀찮아했습니다

세월이 무심해서 마음이 외롭다며

넋두리만 늘어놓으면서도
여행이나 다녀올까 하는 당신에게
"무슨 재미냐"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세월에 뒤처진 발걸음
힘들어 빨리 걷지도 못하면서
조금만 쉬어가자는 당신에게
"왜 그래"하면서 얼른 가자고 재촉했습니다

세월에 속고 속아 놀라는 마음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울먹이면서
계절이 간다고 슬퍼하는 당신에게
"웬 청승이야"하며 혀를 찼습니다

지금껏 나만 바라 봐준 당신인데
들썩이던 어깨를 나만 몰랐나봅니다

세월 가니 이제야 알겠어요
당신이 내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란 걸..

눈물이 납니다
조금 더 잘해주지 못해서

눈물이 납니다
당신을 너무나 사랑해서

늘 옆에 있어서
늘 부르면 와 주어서

당신은 안 늙고 안 아플 줄 알았는데
나만큼 당신도 작아지고 있었습니다..

- 우미 김학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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