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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치의 혓바닥 / 법정스님 ♠

내가 두 귀로
들은 이야기라 해서
다 말할 것이 못되고

내가 두 눈으로
본 일이라 해서
다 말할 것 또한 못된다

들은 것을 들었다고
다 말해 버리고

본 것을 보았다고
다 말해버리면

자신을 거칠게 만들고
나아가서는 궁지에 빠지게 한다.

현명한 사람은
남의 욕설이나 비평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또 남의 단점을
보려고도 않으며
남의 잘못을 말하지도 않는다.

모든 화는 입으로부터 나온다.
그래서 입을 잘 지키라고 했다.

맹렬한 불길이
집을 다 태워버리듯이

입을 조심하지 않으면
입이 불길이 되어
내 몸을 태우고 만다.

입은 몸을 치는 도끼요
몸을 찌르는 칼날이다.

내 마음을 잘 다스려
마음의 문인 입을
잘 다스려야 한다.

입을 잘 다스림으로써
자연 마음이 다스려 진다.

앵무새가
아무리 말을 잘한다 하더라도

자기소리는
한마디도 할 줄 모른다.

사람도 아무리
훌륭한 말을 잘한다 하더라도

사람으로써 갖추어야 할
예의를 못했다면
앵무새와 그 무엇이 다르리요!

세 치의 혓바닥이
여섯자의 몸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법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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