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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난 열매보다
나뭇잎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이지 가을날
탐스러운 열매가 맺히기 보다는

그야 말로 수많은 나뭇잎의
헌신적인 봉사가 있었지 않습니까.

여름철 그 따가운 햇볕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때로는 시들고 말라 죽기까지

한 잎새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을날 살찐 열매가 탐스럽게
달릴 수가 있었던 겁니다.

그런 나뭇잎의 수고로움이 없다면
어찌 조그만 열매라도
기대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렇게 자기 할 일을 다 한 잎새가
가을이 다하면
결국 빈 손만 가지고 흙으로 돌아갑니다.

결코 열매를 시샘하거나
남아 있겠다고 고집부리지 않고
미련 없이 제 한 몸을 떨구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잎새에게서 난 실로
삶의 경건한 의미를 느낍니다.

평생을 한 눈 팔지 않고
오로지 자기 길에서
땀 흘리고 수고한 잎새

그렇다고 해서
결코 자기 공을 내색하지 않으며

자기 한 몸을 다 태우다가
떠날 때는 오히려 빈 손으로 떠나는 잎새

그런 삶의 자세로
우리가 살아간다면

세상은 얼마나 평화로우며
또 우리의 삶의 과정은
얼마나 아름다울는지요.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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