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생

일상다반사 2022. 5. 3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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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생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 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 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 치지말고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간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 하지 말고,

얼기 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다 바람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요.

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노.


내 것도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오.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피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요.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있다만은,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 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게 있소.

기쁜표정 짓는다 하여

모든 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겁니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서산대사께서 입적하기 직전

읊은 해탈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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